“0.1 밀리시버트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는 말이 과학적으로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다음과 같은 이론적 전제가 깔려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방사선 피폭에 따른 위험의 증가는 100밀리시버트 이상에서만 확인됩니다. 그러나 방사선방호를 위한 모델로 100밀리시버트 미만에서도 그 선량에 비례하는 만큼 위험이 수반될 것으로 가정합니다.
- 방호를 위한 이 모델은 “가정”이며, 실제 위험이 있는지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정확히 알기 어려운데, 이 가정에 따른 결과가 검증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가정을 받아 들이더라도 “아무리 작은 방사선량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데, 이는 확률의 문제를 도외시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 우리국민은 평균적으로 매년 약 3밀리시버트 이상의 자연방사선을 피폭하며 살고 있습니다. 0.1밀리시버트도 위험합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 자체가 그보다 30배나 더 위험한 곳인 셈인데 그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와 같은 극단적 주장의 언어 표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위험”이나 “안전”은 주관적 가치판단이 강하게 반영되는 어휘입니다. 같은 사안의 위험확률을 두고 어떤 사람은 위험합니다고 보고 어떤 사람은 안전합니다고 생각합니다.
- 작은 위험을 강조하여 경각심 더 나아가 공포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쉽지만 합리적이지 않다. 숨 쉬는 공기 중에 폐암을 유발하는 라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고 해서 “한 번 숨 쉬는 것도 위험합니다.”고 말합니다면 옳지 않을 것입니다.
- 특히 이러한 주장은 대개 작은 방사선량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고 표현하지 “위험합니다.”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위험할 수 있습니다는 것은 위험한지 모른다는 의미와 같으나, 이 말은 일반인에게는 “위험합니다”와 같이 들린다. 그래서 0.1밀리시버트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고 함으로써, 학문적 근거와 상관 없이 일반인이 소량 방사선도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그런 주장을 하는 이들의 실제 잘못된 인식이거나 의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지각방사선량률 분포를 보면 수원, 문산, 속초 등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아 주민에게 연간 약 1.44 밀리시버트를 줍니다. 이에 비해 여수, 제주 등은 상대적으로 낮아 연간 약 0.73밀리시버트를 줍니다. 즉, 수원시민은 여수시민에 비해 지각방사선을 매년 약 0.7 밀리시버트 더 받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0.1 밀리시버트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는 사람은 수원시민에게 ‘위험할 수 있는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대책을 촉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지 않습니다.
- 방사선 의학에 관한 전문 지식을 모두 갖추지 않은 경우 의사의 발표라고 모두 사실은 아닙니다.
요약 0.1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는 주장은 합당하지 않은 말의 유희입니다. 어떤 목적을 위해 방사선 위험을 부풀리려는 의도에서 비롯합니다. 병원에서 오히려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는 위험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왜 없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