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의 염려에 공감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키워봐서 충분히 이해합니다. 학교에서건 사회에서건 이런저런 사고도 많고 주변에는 몸에 안 좋은 먹거리가 여기저기 있어서 늘 신경 쓰이고 그러실 겁니다. 더구나 방사선이라니요.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하여 방사선으로 인한 건강영향에 더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으니 걱정하시는 것이 당연합니다.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지요.
하지만 이 경우는 많이 다릅니다. 200 nSv/h 정도이면 1년에 2 mSv도 안 되는 1.75 mSv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1년에 2~4 mSv 정도 자연방사선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우리에게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살고 있으면 늘 그 정도의 자연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제 오늘만이 아니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가는 내내 그러할 것입니다.
몸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에 가 CT 검사를 하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됩니다. CT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수 mSv에서 20 mSv 받습니다. 복부 CT를 하면 약 10 mSv 정도 받습니다. 한 번에 말이지요. 몸의 이상을 확인하고 아픈 것을 치료해야 하니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많이, 그리고 자주 CT를 찍는 것이 아니니 그 정도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우리 모두 방사선이 암을 발생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양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환경 호르몬 등 화학물질, 음식물 내 일부 물질, 심지어 소금과 같이 몸에 필수적인 것도 일정 양 이상이면 몸에 해롭습니다. 당연히 방사선도 일정 양 이상이면 몸에 나쁜 영향을 줍니다. 발암요인들은 다양합니다. 어린이의 경우 성인에 비하여 이러한 것들에 취약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 우리는 방사선의 바다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이미 오래 전부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방사선과 함께 해 왔습니다. 늘 생활하고 있는 공간의 자연방사선량률 수준에서 (어린이 포함) 암발생 위험이 있다 없다 하는 문제에 관해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지역마다 자연방사선량률의 크기에 차이가 있기도 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에서 주위환경,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현재 전 세계에서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하여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마무리하자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만약 이 정도의 자연방사선량(률)이 문제가 될 거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바닷가로 이사 가야 할지 모릅니다. 해수면 근처가 자연방사선량(률)이 낮으니까요.
그래도 궁금해 하실 것 같아, 전문가의 입장에서 관련 사항들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해당 내용은 2015년에 발표된 것이고, 2013년에는 영국에서 어린이 백혈병이 자연방사선에 의해서 그 발병률이 증가했을 수 있다는 논문도 있었습니다. 스위스의 경우, 정확하게는 집안에서 100 nSv/h (0.876 mSv/년)에 노출된 경우에 비하여 200 nSv/h (1.75 mSv/년) 이상의 경우에 어린이의 암(백혈병 등)이 2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물론 자연방사선량률 수준의 방사선영향에 관한 기존의 역학연구 결과들과는 달랐다고 설명하면서 동시에 반대의 결과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예가 이 보다도 3배 정도(평균 ~370 nGy/h) 높은 중국(광동성, Yangjiang)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중국과 인도의 연구결과도 어린이 백혈병의 위험이 증가한 증거가 없다고 합니다.
참고로 유엔보고서(UNSCEAR2000, Annex B, Table 11)에 의하면 스위스의 비교적 높은 자연방사선량률 지역(Tessin, Alps)의 선량률은 100 ~ 200 nGy/h(~nSv/h)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연방사선량률이 이보다 높은 지역도 있으나 국가 환경방사선감시망 자료에 의하면, 50 ~ 300 nSv/h 이고 개인이 받는 평균 선량은 1년에 3 ~ 4 mSv 입니다.
스위스의 소아백혈병 관련 역학조사 연구결과는 자연방사선량률의 지역적 분포에 근거해서 도출한 연구결과로서 가장 중요한 기초자료인 연구대상 집단내 각 개인별 선량(률)평가를 다시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또한, 비교방법 등의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비교적 낮은 수준의 자연방사선량률을 1배 이하, 1~1.5배, 1.5~2배, 2배 이상 등의 구간으로 나누어 구분한 것이 실제 측정결과가 아니라 계산 추정한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연방사선량률에서는 선량률의 흔들림이 20~30%에 달합니다. 특히 비교군 중에서 200 nSv/h 이상의 집단이 1%에 불과하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도 왜곡될 수 있습니다. 이보다는 중국의 연구처럼 대조군과 비교군의 선량차이를 3배 정도로 하여 비교하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 Ben D. Spycher et al., Background Ionizing Radiation and the Risk of Childhood Cancer: A Census-Based Nationwide Cohort Study,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 V123, No.6, 622-628(2015)
- Akiba S. et al., Child cancer risk in high-background radiation area, Int. Congr. Ser. 1225, 283-287(2002)
- UNSCEAR, Exposures from natural radiation sources, V1, UNCEAR2000, Annex B
- Z. Tao et al., Cancer and Non-Cancer Mortality Among Inhabitants in the High Background Radiation Area of Yangjiang, China (1979-1998), Health Physics, V102, No.2, 173-181(2012)
- S. Su et al., Evidence for Adaptive Response in a Molecular Epidemiological Study of Inhabitants of a High Background Radiation Area of Yangjiang, China, Health Physics, V115, No.2, 227-234(2012)